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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g's Story
일상 생각/주절주절

2023.08.09 - "나"와 "상대방"의 사이에서 균형잡기

by 흰푸 202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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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 배려가 많다. 타인의 입장에서 잘 생각을 해준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남들과 지내기 좋은 성격이라고 여겨지는 성격유형들이 있지만 반대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성격은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물러터졌다. 고생을 사서하는 타입이다. 남의 생각만 하다 제 밥그릇 못 챙긴다.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저런 경우로 일을 그르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상대편 쪽에서 뭔가를 해서 줘야 되는 상황에서 정당하게 내가 요청을 해도 되는 상황임에도 괜히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거 아닐까 걱정하면서 잘못된 상황을 놔둘 수도 있고, 내가 상대방의 요청으로 어떤 일을 처리해야 되는 상황이 될 때 굳이 안해도 되는 일도 상대방이 조금 더 편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더 일을 처리해서 전달해 주는 경우도 있다. 후자라면 그 문제 상황에 한해서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다른 중요한 일들이 지연되거나 하면 그것 또한 질책받을 사유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사서 고생하는 타입도 있는가 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물불 상황 안따지고 불도저처럼 몰아붙이는 타입들이 있다. 특히나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이런 말도 많이 듣지 않는가.

"나는 그건 모르겠고..."

"그건 그쪽 사정이시고, 저희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참.. 지금 생각해보면 여럿 본 것 같다. 

 

위에서는 조금 극단적인 사례를 들긴 했지만 결국 "나"와 "상대방" 중에 어디에 더 관심을 두는가의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언제나 그렇듯이 양 극단은 안 좋은 것이기 때문에 "나"만 생각한다면 이기심으로 가는 것이고, "상대방"만 생각한다면 호구? 자기 주체성을 잃어버린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나눈 것일지 모르겠으나 결국 우리가 의사소통을 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이 두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지 않을까. 모두가 상식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두 가지를 모두 고려를 해서 더 나은 방향의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어떤 경우에서는 무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만히 보다 보면은 본인이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상대방도 이런 것들을 다 생각해서 행동했기 때문에 내가 호구당하지 않으려면 이렇게 대응해야 된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이 합리적인 것이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그렇게 본인이 생각한 수단과 방법들에 따라서 문제가 해결되는 방식을 보면서 본인의 행동에 만족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까 걱정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입장만 생각하자니 또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사회생활에서 "집단"이라는 명목하에 내 생각은 철처히 배제해야 하는 상황들을 부딪히게 되면 아마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어떻게 잘 좀 해보자는 건데 너는 거기서 그런 태클을 거냐. 좋은 게 좋은 거니 이해하고 넘어가라. 요즘 사회 분위기에서는 이런 모습들이 줄어들었을지 모르겠으나, 군대식의 문화, 집단 중심의 문화가 남아있는 곳이라면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에 점차 길들여지게 되면은 내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주변의 눈치를 많이보고 상대방을 과도하게 배려하거나 신경 쓰는 주체성을 잃어버린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얼마 전에 유퀴즈를 보니 문해력과 관련된 얘기를 하다가 중간에 '비판'과 '비난'의 차이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었다. 비판과 비난의 차이는 결국 '대상에 대한 고려'를 갖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한 상황에서 더 나은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라고 얘기를 하더라.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심지어 그것이 상대방이 잘못한 것일지라도- 그냥 무작정 뱉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대를 이해하고 이해한 결과를 바탕으로 도움이 되는 말들을 해야 진정한 의미의 비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하는 말과 쓰는 글들이 결국 그 사람에 닿아서 진정한 소통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는 사전 작업들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그 사람을 이해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귀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문제들이 있고 생각할게 많은데, 나 하나 살기도 바빠죽겠는데 상대방 입장까지 다 고려해서 생각을 해야 된단 말인가. 그러면서 내 입장만 생각하게 되고 상대방 입장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은 말들과 행동들을 하게 된다. 귀찮음이 낳은 이기심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이 글을 쓰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개인주의자는 결국 사회 안에 있는 개인들을 존중하고 그들이 필요에 따라 연합하고 협동하고 양보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추구한다.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와 개인을 몰살하고 집단을 우선순위에 두어서 집단의 목적과 문화에 맞게 생각을 강요하는 집단주의와는 다른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예전에 읽으면서 많이 공감하고 깨달은 것들도 있었던 책인데, 오늘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생각이 나서 몇 페이지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당시 합리적인 개인주의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나 자신에 대해서도 정말 그렇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주절주절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ㅎㅎ 앞으로도 이런 일상의 생각들을 조금씩 적어보려 한다. 

(올려야되는 맛집 소스가 떨어져서 그런건 아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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