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처음으로 써보는 독서 에세이 ㅎㅎ
앞으로 기회가 되면 주기적으로 책 읽은 내용을 기반으로 글을 써보려 한다.
그 첫 주자가 될 친구들은 바로 최근 읽었던 심리학/뇌과학 관련 서적 "인스타 브레인"과 "도파민네이션"이다.
Intro - 어쩌다 이 책을 읽게 되었나?
올해 들어서 가장 많이 읽었던 도서 분야는 어떤 것인가 누군가 묻는다면 단연 자기계발과 투자 관련 서적일 정도로 한동안 너무 그 분야에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읽던 와중에 너무 편향되게 책을 읽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분야의 책도 조금씩 읽어보려고 의도적으로 노력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에서 읽을 책을 고르던 중 어느 다른 책에서 추천도서로 인스타 브레인을 보았고, 자연스럽게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는 도파민네이션까지 읽게 되었다. 두 책 모두 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책이어서 글로 남겨본다.
핸드폰에서 떨어지기 힘든 현대인의 모습
이미 많은 매체에서도 다루고 있듯이 대중들이 소비하는 컨텐츠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긴 시간 봐야 하는 책에서 시작해서 영화, 드라마, 티비 예능, 그리고 유튜브의 20분짜리 영상을 거쳐서 1분짜리 유튜브 숏츠와 인스타 릴스까지, 점점 더 소비하는 콘텐츠의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 대중교통을 타도 모든 사람들이 핸드폰을 통해 각자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고 대중교통에서 뿐만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손가락 몇번이면 쉽게 소비할 수 있다. 심지어 걸어가는 와중에도 쉴 새 없이 핸드폰을 보고 있는 탓에 "스몸비"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도 오래전 이야기이다.
실제 내 주변 일상에서도 이러한 모습들은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었다. 어느날 출근길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 계단에 어떤 여성분이 와당탕하면서 넘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크게 다치셨나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금방 일어나셨다. 조금을 절뚝이면서 걸으시던 그분 옆에는 핸드폰이 같이 떨어져 있었고, 얼마 안 지나서 그것을 줍고 계신 것을 보아 아마 핸드폰을 보면서 계단을 내려가다 발을 헛디디신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더 최근에는 머리를 자르러 다니는 미용사분도 비슷한 원인으로 다치신 것을 보았다. 한참 머리카락을 자르던 와중에 얼굴과 손에 반창고를 크게 붙이고 계신 것이 눈에 들어왔다. 머리를 2년 넘게 맡겼던 미용사 분이라 안부 정도는 묻는 사이여서 어쩌다 다치셨는지 물어보니, 이 분도 핸드폰을 보면서 걷다가 턱이 있는 줄 모르고 걸려서 넘어지셨다고 했다. 앞을 보지 않고 위험하게 걷고, 실제로 이로 인해 다칠 정도로 우리는 핸드폰에 빠져서 살고 있다는 여러 모습을 많이 보고 있다.
지하철 객차 안에는 지하철 역 안내와 광고를 보여주는 작은 스크린이 있다. 나는 종종 사람이 많거나 이어폰을 두고나온 상황일 때면은 그 스크린을 멍하게 보고 있기도 한다. 스크린에서 나오는 공익광고 중에 두 여자분이 핸드폰을 보면서 걸어가다가 부딪힐 뻔 한 상황을 간신히 피하는 내용의 광고가 나오는데, 그 두 분이 모두 흰 옷을 입고 커피를 들고 가는 상황이었어서 안전과 더불어 하루의 즐거운 시작을 위해서라도 걸을 때는 핸드폰을 보지 말자는 내용의 광고가 나오곤 한다. 최근 봤던 저 일련의 사건들로 그 광고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데, 문제는 아마 그 광고조차도 지하철에서 다들 핸드폰을 보시느라 못 보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우리의 도파민을 자극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현대사회
인스타 브레인에서는 현대인이 점차 긴 시간 집중하기 힘들고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를 디지털 생활, 특히 휴대전화 사용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우리의 몸과 뇌는 아직 수렵 채집인이었던 조상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아서 그 특성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생활 환경이 수렵 채집을 하던 환경에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이로 인해 현대인이 겪는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SNS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콘텐츠들과 "좋아요"와 "공감" 등 여러 기능들은 우리 뇌에 도파민을 생성한다. 도파민, 쾌락을 지속적으로 원하는 인간의 본능에 의해서 스마트폰을 보는 행동이 무의식 중에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고, 더 나아가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제기를 책에서 하고 있다. 이러한 핸드폰에 대한 문제는 도파민네이션에서도 동일하게 지적하고 있다. 대신 도파민네이션에서는 단순히 핸드폰, SNS와 같은 디지털 매체에 대한 문제 뿐만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중독 (약물, 게임, 성인물 등)을 다루고 있어서 보다 다양한 중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조금 더 다양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수백만 년 동안 진화를 통해 칼로리에 대한 갈망이 내재화된 몸으로 살고 있는데, 현대세계에서 칼로리는 사실상 돈만 있다면 거의 무한대로 제공되고 있다. ... (중략)... 그런데 우리는 신체적인 부분에서만 지금의 세계와 제대로 발맞추지 못하는 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 인스타 브레인
우리의 뇌는 이 풍요로운 세상에 맞게 진화하지 않았다. 만성적인 좌식 식사 환경에서의 당뇨병을 연구한 톰 피누케인 박사는 이를 두고 "인간은 열대우림의 선인장 입니다"라고 말했다. 건조기후에 살아가는 선인장이 열대우림에 던져진 것처럼 우리는 과도한 도파민에 둘러싸인 환경에 살고 있다.
- 도파민네이션
즉각적인 보상에서 멀어지고 불편함을 받아들이자.
책들을 읽고나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지만, 요즘 사람들이 핸드폰, 인터넷, SNS로 인해 점점 더 즉각적인 보상과 당장의 이득을 원하는 모습이 많아지는 것에 많이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온라인 쇼핑몰을 의미 없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새로 구매할 것을 찾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구매하면 바로 다음날 집 앞에 그 물건이 도착해 있고, 먹고싶은 음식도 언제든지 배달 시켜서 받아먹을 수 있다. 또 원하는 지식과 재밌는 콘텐츠들을 인터넷에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고 심지어 그런 콘텐츠들이 끝도없이 나오는게 현대 사회의 모습이다. 이러한 기술들로 인해서 우리의 삶이 정말 편해진 것을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 하지만 점점 더 빠르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서, 미래의 어떤 성과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노력과 희생을 현대인들이 점점 더 힘들어하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원래도 인간은 미래의 큰 이익 보다는 당장의 작은 이익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도파민 분비에 점점 익숙해지는 우리의 두뇌가 이런 경향을 더 크게 만들어 버리지 않을까. 거기에 추가로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 봤다 저것 봤다가 하는 현상들이 이를 더욱 심화시키지 않을까.
도파민네이션 책에서 나오듯이 순간의 쾌락에는 그에 상응하는 우울감, 고통이 따라온다고 한다. 사람은 항상 생리적으로 평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쾌락이 발생하면 우울감도 같이 발생시키고, 반대 경우로도 동작하는 자기 조정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우리가 점점 더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면서 끝없이 하는 그 행동들 뒤에는 자연스럽게 우울감, 허무함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몸은 일정한 수준의 자극에 적응을 하기 때문에 그 쾌락을 얻기 위해서 점점 더 큰 자극을 원한다는 부작용도 있게 된다. 이러한 자극들에 계속해서 빠지게 되면 결국 우리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줘서, 직장에서 일에 집중을 못하고,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다거나, 원활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지 못해서 사회적인 문제로도 빠질 수 있게 된다. 핸드폰, SNS에 너무 빠지게 되면 심리적으로도 우울해지고 실제 일상생활에서도 결과가 안좋아져서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단순한 해결법은 이러한 자극들로부터 멀어지는 것이고, 현명하게 이를 사용할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들과 멀어짐으로 인해 겪는 불편함, 고통들을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 줄 알고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목표를 갖고 무엇인가를 달성해 내기 위해서 당연히 겪어야 할 이런 노력과 과정들을 단기적인 쾌락 앞에서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실행할 수 있는 것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가져오지 않을까. 물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중간에 유튜브 영상도 보고 카톡 알림에 답장도 하고 여기저기를 왔다 갔다 할 만큼 집중을 하기 힘들어하고, 새로운 것을 계속 찾아 나서는 모습들을 갖고 있는 것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문제에 의식을 갖고 조금이라도 의식적으로 노력을 한다면 조금 더 건강하고 즐거운 생활을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번 책을 읽고 나서 우연히 본 유튜브 콘텐츠 중에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도 유사한 내용을 다루고 있고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다는 소개를 봐서 그 책도 한번 읽어보려고 샀다. ㅎㅎ 이 책은 위에서 나온 핸드폰과 빅테크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이러한 현상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IT 관련 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관심이 가는 주제여서 읽어보려고 한다. 읽고서 또 느낀 점이 있으면 블로그에 남겨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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